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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꿀팁

코로나 사피엔스 -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류가 예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과거의 언어, 과거의 방식으로는 이 같은 위기를 이겨내기 힘들 것이라는 자성적 성찰이 대두하는 가운데 각 분야 대표 지성들이 대담한 인사이트를 내놓았다. 최재천(생태와 인간), 장하준(경제의 재편), 최재붕(문명의 전환), 홍기빈(새로운 체제), 김누리(세계관의 전복), 김경일(행복의 척도)이 그들이다. 우리 삶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과거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에서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하는가? 고쳐야 할 것은 무엇이고, 성장시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위기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인가? 이들은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신세계에서 살아갈 우리를, 감히 코로나 사피엔스”라 명명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완전히 다른 체제 아래 살아야 할 신인류에 대한 폭넓은 통찰을 제시한다.

 

책속으로 

-2008년 위기 때 제대로 개혁을 하지 못했고, 어그러지고 텅 빈 채로 또 다른 형태의 인류적 위기에 직면했다. 성장중심주의의 경제 질서를 재편하라. 생명 · 공공 · 복지가 중심이 되는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받아들여라. 지금은 주객이 전도된 기존의 경제체제를 정상화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우리의 소중한 역량을 사람을 살리는 경제, 인간을 위한 복지에 쏟아야 할 때다.


-우리가 지난 몇십 년 동안 최소한 주객이 전도된 시스템으로 살았거든요. 경제 발전이라는 건 수단이고 목표는 복지, 안전, 건강인데 말이죠. 이번 기회에 그 가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성장이라는 건 수단이잖아요. 모든 국민을 잘살게 하는 게 결국 목표인데 말입니다. 주객이 전도된 그런 가치관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디지털 문명에 대한 적응력을 점차 높이는 게 앞으로 사회 적응력을 키우는 데 필요함을 인지해야 합니다. 계속 배우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죠. 사회적으로는 계속 규제만 할 게 아니라, 세금을 잘 모아서 그분들이 안전하게 디지털 문명으로 갈 수 있도록 교육도 시키고 지원도 해야 하는 거죠. 서로 상생의 체계를 갖추는 게 앞으로 더욱 절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마음의 문을 닫은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애들한테 배워야 하니 자존심이 상하는 거죠. 배운다고 또 잘 쓸 수도 없고, 자꾸 물어봐야 하니 짜증이 나는 겁니다. 이런 거 배우지 않아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더라, 그래서 난 안 배운다, 이러는 거죠.


-예측이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미래를 대하는 방식은 ‘결단’입니다. 우리가 이 상황에서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고 어떤 식의 미래를 우리가 만들고 싶은가? 이처럼 우리의 이성과 양심으로 되돌아가서 어떤 미래를 만들지, 그 그림을 우리 스스로 결단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한 가지 원칙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주 근본적인, 문명의 기본적인 문제입니다만, 인간 역사에서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무한히 긍정한 문명은 현대문명밖에 없어요. / 소비가 미덕인 건 현대밖에 없죠. /
그렇죠.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꼭 해외여행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명도 이 문명밖에 없습니다.


-전부 새로 나온 거죠. 그런데 이런 무한한 욕망을 추구하는 원칙이 계속되는 한 생태 위기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코로나19 위기도 누그러지지 않을 거고요. 현대문명의 가장 근간이 되는 이 원칙에 대해서 반성을 해야 됩니다. 우리의 욕망에 우리 스스로 질서를 부여할 수는 없는 것인가. 무한한 욕망을 계속 무한하게 긍정해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의 질서는 무엇인가? 우리가 가진 욕구와 능력의 한계와 질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유한한 인생인데 수십 년을 한없이 먹고 한없이 입다가 끝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바이러스는 미물이지만 우리에게 인간과 이웃과 자연이 함께 지복을 누리는 ‘좋은 삶’, 그걸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전령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여기서 인간화라고 하는 것은 세 가지 측면이 있는데요. 첫째, 자본주의라는 게 인간을 소외시키거든요. 소외시킨다는 말은 사실은 인간 삶을 전도시킨다는 거죠. 자본주의에서는 사물이 인간을 지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외시킨다는 거고요. 둘째, 자본주의는 사회를 파괴합니다. 사회적 공동체를 파괴하고 일종의 정글로 만듭니다. 셋째, 말씀드린 대로 자본주의는 무한히 자연을 침탈하고 파괴합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면서 살 수 있는 방식으로 인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중심주의, 사회적 시장경제, 인간과 자연의 공존, 인간존중… 담론적 단어로 표현하자면 이런 것들 아닌가요. 그런 대안을 향해 우리의 기존 생각을 바꿔보자, 시장만능주의, 신자유주의부터 벗어나자, 이 말씀이잖아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거대한 인식의 전환, 패러다임 전환 시대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수월성meritocracy 사고는 이제 존엄성dignocracy 사고로 바뀌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겁니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원트가 아닌 진짜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가면서, 더 적은 것을 가지고 적정 기술로 공존하는, 그런 삶을 살 것이다. 이것은 이번 사태의 결과임과 동시에, 넥스트 코로나가 또다시 찾아왔을 때 인류가 함께 살아남기 위한 생존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제가 얼마 전 경험한 일인데요. 풍선을 사달라고 하는 아이한테 풍선을 사줬더니 5분 있다가 아이가 풍선 줄을 놓더라고요. 그렇게 원했던 걸 얻었는데 팔이 아프다고 그냥 놓아버린 거예요. 어이가 없었죠. 그런데 그날 찍은 사진을 보니 풍선을 사달라고 조르던 그곳 주위에 있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풍선을 갖고 있더라고요. 나만 안 가지고 있으니까 원했던 겁니다.


-그럼 교수님, 인정 투쟁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단 나에게 충실한 경험을 해야겠죠. 문화심리학에서는 그걸 예술적 경험 혹은 예술적 활동이라고 표현하지만, 우리가 예술적이거나 미학적 경험을 통해서만 감탄을 얻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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